* 이 글은 단지 저의 주관일뿐입니다.
에바를 본 사람마다의 풀이가 다를 수도있습니다.
그 분들은 자신들만의 답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지만 답을 찾지 못하신분들에게, 약간의 힌트를 드리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 에반게리온은 만들어진지 10여년이 지났는데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풀이되고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풀이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갖는 의문점. End of Eva의 마지막 장면, 신지가 아스카의 목을 조르는 장면... 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 합니다. 이 글은 그 장면을 해석하기 위해 쓰여졌습니다. *
에반게리온 TV판- 수많은 오타쿠(다른 말로 매니아, 풀이하자면 무언가에 지독하게 빠져 자신만의 세상에 빠진 사람. 안노는 그런 이들을 대상으로 에반게리온을 만들었다.)
들에게 단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것.
감독인 안노 히데야키조차도 에반게리온 안에서 주인공들을 통해
'에반게리온의 스토리는 껍데기일 뿐이다. 하지만 넌 그 껍데기 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라고 말한다.
즉 에반게리온의 스토리는 오타쿠들이 에반게리온에 빠지게 만든 뒤, 에반게리온에 담겨있는 메시지를 보도록 만들기 위한것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오타쿠들은 그런 메시지들은 알아차리지 못한채, 껍데기인 에반게리온의 스토리에 열중한다. 그리고 그들은 스토리를 중요시 하지않는 TV판에 불만족하고, 스토리의 끝을 보기를 원한다.
그래서 에반게리온의 극장판, End of eva (에반게리온의 끝)는 탄생한다.
에반게리온 극장판 - End of Eva (에반게리온의 끝)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것이 에반게리온의 껍데기, 스토리를 마무리 짓는 장이다. 즉, 이것은 스토리만을 보여주기 위한 에반게리온.
그런데 그렇다고해서 과연 극장판에는 감독의 메시지가 들어있지 않을까?
아니다, 오히려 오타쿠들의 둔함을 알아차린 감독은 더 노골적으로 극장판안에서 메시지를 전달한다.
* 그리고, 문제의 마지막 장면.
서드 임팩트가 도중 중단된 이후 신지와 아스카가 살아남자, 신지가 아스카의 목을 조르고 그런 신지의 얼굴을 아스카가 어루만지는 장면이 나온다.
과연 이 장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있을까?
* 그걸 알기 위해서는 우선 신지와 아스카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신지 - 에반게리온의 주인공. 그렇기에 그는 오타쿠들의 공통점을 가지고 그들을 상징하기도한다.
아스카 - 내 생각에 아스카는 감독이 신지(오타쿠)에게 하고싶은 말을 에바내에서 전해주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 생각된다. 물론, 신지 주위의 인물들은 모두 신지에게 충고를 한다. 하지만 그 충고의 비중이 아스카에게 쏠려있다.
그럼 이제 에반게리온 안에 등장하는 두 인물의 행동을 통해 마지막 장면을 이해해보자.
① TV판. 아스카가 신지에게 다짜고짜 '키스하자'고 말하는 장면.
카츠라기와 카지가 만나 밤늦게 돌아오지 않자.
아스카가 신지에게 '키스하자'고 말한다.
그러자 신지는 순순히 허락을 한다.
이 장면을 단순히 생각하면 카지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데에 발끈해서 하는 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오타쿠(신지)의 무비판적수용을 비판하는것이다.
아스카가 신지에게 '키스하자'고 말했을 때, 신지는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그는 아스카의 요청을 받아들인다.
* 이렇게 생각해보자.
아스카는 에반게리온의 감독.즉, 감독이 '이것이 옳다.' 라고하면 오타쿠들은 '아... 저게 옳은거구나~.' 라고 받아 들인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각따위는 상관없이 감독에게만 절대적으로 의지하는것이다. 그래서 아스카(감독)이 신지에게 '키스하자.' 라고 하자 신지(오타쿠)는 아무생각없이 '그래좋아.' 라고 하는 알수없는 장면이 나오는 것.
키스를 끝낸 뒤, 아스카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 입을 씻는다.
'내가 너같은 녀석이랑 키스하다니...'
② 엔드 오브 에바의 처음 장면.
- 병실에 누워있는 아스카를 찾아간 신지는 아스카에게
'도와줘 아스카... 레이도 카츠라기도 아빠도 리츠코도 너무 무서워... 도와줘 아스카... 다시... 다시 일어나서 날 바보라고 불러줘!'
* 1번에서 말했듯이 아스카는 에반게리온의 감독이다.
'도와줘 아스카'
-> '도와주세요, 감독님.'
에반게리온 TV판이 끝난 뒤, 오타쿠들은 허무함을 견디지 못한다.(왜, 그런거 있잖은가... 오랫동안 재미있게 봐왔던 드라마가 끝나면 너무 아쉬워 그 드라마의 ost를 들으며 아쉬움을 달래는...)그래서 다시 감독에게 에반게리온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일시적으로 현실의 고통에서 해방된다.
'다시 날 바보라고 불러줘!.'-> 에반게리온은 오타쿠들을 '바보'(아스카(감독)가 항상 입버릇처럼 달고다니는 '바보신지!')
라고 놀리는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그들은 또 다시 에반게리온을 원한다.
③ 엔드 오브 에바의 처음장면 - 2- 도와달라며 울부짖으며 아스카를 흔드는 신지, 그러다 갑자기 아스카의 몸을 보게된다. 화면에는 LOCK(잠겨있음)
이라고 써져있는 문이 나온다.
그리고 숨이 가빠지는 신지. 그의 손에는 자신의 정액이 묻어있다.
'난 형편없는 놈이야.'
이것은 혹여나 애니안에서 성적인 장면이 나오면 곧 자기방의 문을 잠궈버리고 폐쇄적인 행동을 하는 오타쿠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④ 엔드 오브 에바의 중반부, 에바 초호기와 롱기누스창의 결합후 신지가 겪는 정신적 혼란속.
자신의 어린시절 등이 나오다 곧 2번의 아스카가 신지에게 '키스할까?' 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2번처럼 신지에게 다가가는 아스카, 하지만 그녀는 키스하지 않고 오히려 신지의 발을 차버린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내 옆에 오지마.'
'알고있어...'
'모르고 있어! 바보! 넌 날 알고있다고 생각하는거야?'
-> TV판에 이어 극장판에까지 와서 오타쿠들을 깨우쳐주는 메시지를 전하는 감독. 신지가 '알고있어..' 라고 말하는것은 아마 에반게리온의 사도에 대한것, 에바의 무기 등등... 오타쿠적인 요소들일것이다. 그런것들이 에바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오타쿠들에게 감독은 '넌 날 알고있다고 생각하는거야?' 라고 묻는다.
⑤ 엔드 오브 에바의 중반부, 에바 초호기와 롱기누스창의 결합후 신지가 겪는 정신적 혼란속. - 2
'미사토도 레이도 무서우니까, 아버지도 어머니도 무서우니까 내게로 도망치는 것 뿐이잖아!'
'도와줘... 아스카'
'그게 가장 편하고 쉬운 방법이니까!'
-> 현실을 피하고 에반게리온을 보며 안식을 찾는 오타쿠들...
그리고 신지를 밀친다. 신지, 넘어지며 커피포트에 담긴 뜨거운 커피를 쏟아버리고 그 위에 넘어진다.
'가엾구나...'
'도와줘! 날 외톨이로 만들지 말아줘!'
신지, 일어서며 의자로 주위의 모든 물건들을 부수기 시작.
-> 이것또한 오타쿠들의 폐쇄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싫어.'
그러자 신지, 아스카의 목을 조른다.
* 아스카의 목을 조르다.
마지막 장면과 동일하다.
이것은 마지막장면을 풀이할 때 같이 하도록 하자.
⑥ Last scene of End of Eva.
- 5번 이후 많은 장면이 흘러간다.
서드 임팩트로 모든 사람이 LCL로 변하고, 현실의 일상, 풍경, 현실세계에서 카츠라기, 레이, 아스카를 코스프레한 사람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
그리고 우주에서 떠도는 에바 초호기의 상체, 롱기누스의 창...
* 이로써 에반게리온의 스토리는 끝이다.
그리고... 한개의 장면이 더 나온다.
이것은 스토리와는 별개의 장면이다.
'아직도 이해를 못한' 오타쿠들을 위한것...
그리고 이 글에서 최종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장면.
ONE MORE FINAL : I NEED YOU (마지막으로 하나더 : 네가 필요해.)
LCL용액이 이룬 바다...
레이가 그 위에 떠있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아스카와 신지가 보인다.
(아스카와 신지만이 남아있다. 그 외엔 누구도 없다. 1:1의 대화. 이것은 감독이 '이번이 마지막이니 제발 제대로 들어라.' 라고 말하는것이다.)
신지, 일어나더니 아스카의 목을 조른다.
아스카... 괴로움의 표정을 짓더니 목을 조르고 있는 신지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 아까 보류해두었던 목을 조르는 행위를 풀이해보자.신지(오타쿠)
가 아스카의 목을 조르는 행동은 이렇게 해석된다.
'내가 이렇게 된건(에반게리온의 오타쿠가 된건) 다 아스카(감독), 너 때문이야.' 라고 책임을 감독에게 떠맡기는 것이다.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든것은 감독(아스카). 바로 당신이야.
에반게리온을 만든 당신때문에 내가 에반게리온에 미쳐 오타쿠가 되었는데, 뭐 어째? 현실에 충실하라구? 네가 그런 말할 자격은 있나? 사라져버려!'
이러한 생각을 오타쿠들은 가지고있다.
이것은 에반게리온 안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려고도 하지않았으면서, 메시지를 무시하면서 단지 에반게리온을 보고 즐거워만 했던 자신의 잘못을 철저히 무시하는것이다.
자신은 변화하려고도 하지않았으면서 남들이 자기를 이해해주기만을 바라는...
신지인것이다.
아직도 신지인채로 남아있는 오타쿠들을 감독(아스카)
은 어루만져준다.
'잘 생각해봐... 네가 하고있는 행동이 옳은건지...'
그러자 신지는 울먹인다.
울먹이다가 다시 아스카에게 안긴다.
이것은 변화하기를 포기하는 오타쿠들을 상징한다.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면서도 용기가 없어서 하지 못하는 신지. 용기가 없기에 그는 다시 현실을 피한다.
'난 변할 수 없어. 그냥 당신의 에반게리온을 보며 외로움을 달랠래.'(ONE MORE FINAL: I NEED YOU... 제목에서처럼 그들은 또 다시 에반게리온을 필요로 한다.)
감독은 이미 TV판에 이어 극장판에서까지 오타쿠들에게 충고한다.
하지만 그런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오타쿠들은 다시 에반게리온에 기댄다.
몇번을 반복하여 메시지를 전달하였는데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것이다.
얼마나 답답할까...
그래서 아스카는 말한다.
'기분나빠...'